치매의 종류 전두측두엽치매 정상뇌압수두증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치매의 대표적인 종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이다. 전체의 60~80%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율이 높다. 그럼 나머지 치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전두측두엽치매와 정상뇌압수두증의 차이

 

전두측두엽 치매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치매이다. 전두측두엽 치매에는 세 가지 주요 초기 증상이 있다. 행동 면에서 고집과 말싸움이 늘고 성질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언어 면에서는 말을 잘 못 알아듣고 잘하지 못한다. 실행 기능 면에서 복잡한 일을 못하고 멀티태스킹에 어려움이 생긴다.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난다.

 

전두엽이 영향을 받으므로 행동과 감정 억제력이 낮아지고, 갑자기 예술적 능력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탈억제로 인해 성격이 급격히 변하여 이유없이 화를 내거나 심지어 난폭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루게릭병(근위측성축삭경화증)과도 관련이 있다. 루게릭병 환자의 50%가 전두측두엽 관련 행동 변화를 겪으며, 10%가 전두측두엽 치매 증상을 보인다. 

 

정상뇌압수두증

 

뇌실에 지나치게 많은 뇌척수액이 생겨 발생하는 치매이다. 상당 부분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척수액이 뇌실 벽을 밀어내면서 요실금, 균형감각 상실, 인지력 저하가 발생한다. 진단을 위해 긴 바늘 모양의 요추천자가 사용되는데, 뇌척수액을 상당량(40~60cc) 배수하면 걸음걸이, 균형감, 인지력이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뇌에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하므로 정상뇌압수두증에서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파킨슨 치매

 

파킨슨병 환자 중 상당수가 치매에 걸린다. 치매와 파킨슨 사이의 연구가 여러 번 진행되었다. 그중 한 연구는 파킨슨병 환자의 48%가 15년 후 치매 진단을 받았음을 알아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환자가 치매 위험이 6배 높다고 한다. 파킨슨병을 30년간 앓은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 역시 치매가 발병하여 기억력과 논리력이 손상되었다. 

 

루이체 치매

 

루이체 치매는 공간 지각력이 저하되고, 30% 정도의 환자에게서 환각이 발생하며 인지력 저하와 심각한 감정 동요가 동반된다. 비정상적 걸음걸이, 떨림, 경직 같은 파킨슨 현상도 흔하다.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사망 전 루이체 치매를 겪었다고 한다. 그의 아내 수전 슈내이더 윌리엄스가 남편의 증상에 대해 기록을 남겼고 이것이 미국 신경학회지에 실리기도 했다. "왼손 떨림이 계속되었고 천천히 발을 끌며 걷고 있었습니다. 대화할 때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밤마다 몸부림을 쳤고, 심한 불면을 겪었습니다. 이따금 움직이지 못하고 얼어붙은 듯 서 있다가 풀리고 나면 몸서리를 쳤습니다. 공간지각력에 문제가 생겨서 거리와 깊이를 잘 판단하지 못했습니다. 정신이 혼란해져 감을 느끼며 기본적인 이성마저 사라지고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

 

혈관성 치매는 심한 뇌졸중을 겪은 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나 작은 뇌졸중이 반복한 후에 나타나기도 하고, 해마나 시상 같은 뇌의 주요 부위에 뇌졸중이 생긴 후 발병하기도 한다. 인지, 기억, 사고력에 영향을 미치며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작이 느려지는 현상을 보인다. 혈관성 치매는 라이프스타일 개선으로 큰 치료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특히 '혈관성 인지장애'라고 불리는 치매 전 단계에서 치료 효과가 높다. 많은 사람들이 혈관성 치매를 겪지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이 있을 경우 그 발병률이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