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TV에서 치매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2011년에 방영된 <천일의 약속>에서 주인공 서연(수애 분)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입니다. 2013년 방송된 <원더풀 마마>의 복희(배종옥 분)도 같은 병을 앓습니다.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수진(손예진 분)도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습니다. 극 중 이들의 나이는 30~50대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치매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이것은 드라마나 영화이기 때문에 나오는 설정일까요?
젊은 치매 초로기 치매가 늘고 있다.
치매가 노인층에서 발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젊다고 해서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젊은 치매가 늘고 있습니다. 50대 안팎의 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젊은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이른 나이에 치매에 걸려 삶이 피폐해지는 이야기가 많아지는 만큼, 점점 초로기 치매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초로기 치매 환자는 얼마나 될까요?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의 15% 정도를 초로기 치매 환자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6년 4,055명이던 30~50대 치매환자는 2011년 7,7468명으로 91%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50대 치매환자는 2006년 3,179명에서 2011년 2배 이상인 6,547명으로 급증하였습니다. 여전히 사회생활을 하는 중장년층에게도 치매는 안심할 수 없는 질병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초로기 치매는 특히 중년의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1년 261명이었던 40대 여성 치매환자 수는 2008년 431명으로 65% 증가하였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젊은 여배우들이 치매 환자 역할을 하는 모습은 사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닙니다.
초로기 환자 케어의 어려움
초로기 치매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상실감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노인성 치매보다 더 무섭습니다. 한창 직장생활을 하고 가정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하는 나이에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한 환자를 위하여 가족이 보살핌을 제공하거나 요양시설을 힘을 빌려야 하므로 이에 따른 경제적인 타격도 뒤따릅니다.
전문가들은 초로기 치매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로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을 꼽습니다. 막대한 스트레스 속에서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해 치매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한 신경의학과 교수는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경제적, 심리적으로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젊다고 치매를 먼 훗날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40대의 나이에 치매 진단을 받은 한 남자는 차츰 증상이 심해져 아내가 온전히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가족의 보살핌 없이 혼자 외출을 할 수도 없고, 아내의 벌이가 넉넉지 않아 의료적 지원도 근근이 받고 있습니다. 아내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라고 털어놓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치매를 맞는다면 가정의 파탄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치매를 '살인을 부르는 질병'이라고 까지 이야기 합니다. 2012년 10월, 치매를 앓던 70대 아내를 살해한 후 남편이 자살을 기도한 일도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2년간 돌보았지만 긴 간병기간을 견디지 못한 것입니다. 이밖에도 치매로 인한 가족 간의 비극은 1년에 20여 건에 달할 정도로 빈번합니다. 치매가 어떤 병인지 알고 어떻게 예방하고,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안다면 이러한 비극은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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