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살아온 이야기와 성격을 파악하자
치매환자들을 케어하기 위해서는 환자에 대한 평가가 가장 중요하며 이것이 케어의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평가란 일반적인 측정이 아닌, 환자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정보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나 적절한 대응방법을 찾아냅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시설에 입소하게 된다면 환자가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와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음악, 좋아하는 활동, 좋아하는 책과 같은 환자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케어플랜을 수립합니다. 이 계획을 실천해가며 계획이 효과적인지 평가하여, 효과가 없을 경우 다시 재평가를 실시하여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이유는, 치매라는 병은 진행 정도나 환경에 따라 환자가 나타내는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매뉴얼에 따라 케어를 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에게 효과적인 케어가 다른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회를 할 때에는 뒤를 따라다니며 지켜보자'라는 매뉴얼적 대응이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 환자 중에는 누군가 뒤를 따라오면 '모르는 사람이 쫓아온다'고 생각하여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포를 느끼며 도망가려고 하며 '따라오지 마!'라고 큰 소리를 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자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케어는 효과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이상행동을 더 유발하여 보호자와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치매환자는 하루종일 동일한 심리상태를 유지하지 않습니다. 오전에는 42세라고 말하기도 했다가 점심에 낮잠을 자고 난 이후에는 26살이라고 하는 등 심리적인 변화가 빈번합니다. 그러므로 매뉴얼적 대응이 아니라 환자의 생활, 경력, 환경, 성격, 기호 등을 이해하여 그 사람의 세계에 공감하고 동화될 수 있도록 개인별 케어플랜이 필요합니다.
치매환자가 살아온 환경을 파악하자.
치매환자를 케어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환경입니다. 환경에 의한 케어는 기대하지 않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시설에 입소한 남성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삶의 의욕도 저하되어 자기 손으로 식사도 하지 않고, 치매에 걸리기 전에는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멋쟁이 었지만 머리도 빗지 않고 안경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호자에게 "무엇이든 상관없으니 환자가 사용하던 물건을 가져와 주세요"라고 부탁하였습니다. 보호자는 집에서 사용하던 정리함과 장식품, 벽걸이 등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자 그 남성은 머리를 단정하게 빗고 스스로 안경을 쓰고 방에서 걸어 나왔습니다.
가족들에게 물어보니 집에서는 작은 정리함에 머리빗을 넣어두고 그 위에 안경집이 놓여있었습니다. 그 남성은 정리함을 열면 빗이 있고, 그 위에 안경이 있다는 것을 습관처럼 기억하고 있었고, 머리를 빗는 것도 안경을 쓰는 것도 스스로 가능했습니다. 이처럼 치매환자는 생활환경이 바뀌면 혼란을 경험하게 되고, 그와 반대로 익숙한 환경을 접하면 잔존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이전 생활방식과 살아온 인생을 무시하고서는 적절한 케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환자가 살아온 많은 시간에 경의와 존경을 표하는 것부터 케어는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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