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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모든 것

치매에 걸린 후 가족을 알아보지 못해요

by ☁︎℉☂︎ 2022. 4. 5.

치매환자들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아버지' 또는 '오빠'라고 부르거나 아들이나 손자를 보고 '누구세요?'라는 일은 종종 벌어집니다. 그럼 '아들은 어디 있느냐?'라고 물으면 '내 아들은 회사나 학교에 갔다'라는 대답을 합니다. 분명히 아들이 있다는 인지는 있지만 아들의 얼굴은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내가 아들이에요'라고 주장할 때의 위화감

 

치매환자가 판단력이 떨어지고 증상이 심해짐에 따라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사람을 가족이 아닌 '누군지는 모르지만 의지가 되는 사람'정도의 감각만 가지게 됩니다. 가족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환자들은 가족과 살고 있다 해도 '모르는 사람이 주위에 가득하다'는 느낌으로 생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불안과 긴장, 그리고 외로움을 매일같이 느끼고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들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한다면 긴장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치매환자들은 여기는 어디인지, 또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공포감을 느낄 것입니다. 거기다가 가족들이 '왜 내 얼굴도 못 알아봐!'라고 다그친다면 두려움만 늘어날 뿐입니다. 아무리 아들이나 가족일지라도 치매환자 입장에서 보면 그 사람이 아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습니다. 그냥 전혀 모르는 사람이 '내가 아들이야'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치매환자에게 '지금'과 '현재'는 동일어가 아니다

 

치매환자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보통 자신이 아주 어렸을 때보다는 한창 일할 청년기나 자녀를 키우던 정신 없던 시절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이 시기가 그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치매환자는 단편적으로 기억이 사라지면서 많은 것을 잊어버리게 되고,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시기로 돌아가 안정감을 찾으려 합니다. 그래서 한창 일할 나이나 자녀를 뒷바라지하던 시절, 즉 가장 충실하게 살았던 시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치매 환자에게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으면 '마흔 살'처럼 청장년기의 나이를 대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마흔 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본인을 40세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 당시의 세계에 살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아무리 진실을 말해주더라도 그 진실은 치매환자에게 오히려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들립니다. 

 

치매환자가 이상한 말을 한다고 생각되더라도 이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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