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하던 사람이 인지능력에 점차 이상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주변에서 '너 요즘 이상해'라고 이야기하자 불현듯 화를 냅니다. 그러다 갑자기 침울해진 표정으로 구석에 앉아있습니다. 은퇴 후 침울해진 모습을 보고, 힘을 북돋아 주기 위해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요' '힘내세요, 다시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라는 이야기를 해주지만, 어느 날부터 방구석에 처박혀 얼굴조차 보기도 힘듭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일수록 초조함과 분노는 크다
'늙어간다'는 것은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일들을 할 수 없게 되거나, 점차 능력이 쇠퇴되어 가는 것을 실감하는 강렬할 상실체험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상실 체험은 같은 상실 체험이라 하더라도, 예금액이나 일거리가 줄어드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그야말로 자기 자신의 존재감 그 자체에 대한 위기감이라고 할 수 있는 상실 체험입니다.
치매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치가 상실되어 가는 것에 괴로워하면서, 기억 등의 다양한 기능도 점차 상실해갑니다. 특히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했던 사람이라면 건망증이 심해지거나 일상생활에서 실수가 잦아지면 다른 사람보다 몇 배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심한 불쾌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저런 생각과 함께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가슴 아픈 심정일 겁니다.
원래부터 갑자기 화를 잘 내게 되고 고집도 센 성격이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주위 사람에게 마구 화풀이를 해대는 것은 이런 심리적인 초조함, 분노, 불안, 불쾌감의 표출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심하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잃어간다
지금까지 하던 일에서 은퇴하거나 자신이 혼자서 처리하던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이것을 계기로 치매 증상이 가속화되기도 합니다. 아마 본인이 마음속에서 어느 정도 포기를 하면서 의욕이 없어지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도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려고 하는 사람들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늙어감에 저항하는 삶을 살아온 사람들은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하면 치매가 본격화되면서 급격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실제의 자신 사이에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을 깨닫고 이에 충격을 받아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없다'라고 생각하여 방 안에 틀어박혀 버리는 것입니다.
주위의 격려가 오히려 한심한 자신을 보게 만든다.
섣부른 격려는 오히려 치매환자를 더욱 괴롭히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어떻게든 이전의 모습을 찾길 바라는 마음에서 격려를 할 수 있찌만, 치매에 걸린 이상 상실한 기능은 회복할 수 없습니다. 치매환자는 잃어버린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연습하기보다는 남아있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치매환자의 경우 주위에서 아무리 격려를 해주어도 이런 상황에 당혹감만 느낄 뿐입니다. 정신을 차리라고 말해주어도 본인은 이런 현실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고, 실제로 어떤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격려가 오히려 '내가 이제 격려를 받아야만 무언가를 할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어 본인을 한심하게 생각합니다.
힘을 내라던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말보다는 지나온 시간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노인으로서 존경심을 가지고 치매환자를 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치매환자가 즐거움을 느끼는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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